구도시 연작 2화 — 서쪽 부두의 시계는 왜 다 맞는가
구도시 서쪽 부두에는 시계가 열한 개 있다. 창고마다 하나씩, 그리고 선착장 기둥에 하나.
열한 개가 전부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게 왜 이상한지 설명하려면 부두를 좀 알아야 한다. 이곳의 시계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다. 창고 주인이 바뀌고, 태엽 감는 사람이 죽고, 배가 끊기는 동안 시계들은 각자의 속도로 틀려 왔다. 작년에 내가 세었을 때 열한 개의 시계는 최대 사십 분까지 벌어져 있었다.
틀린 시계들이 스스로 맞아지는 일은 없다. 누군가 열한 번 사다리를 올랐다는 뜻이다.
나는 세 번째 창고의 시계 뒤판을 열었다. 먼지가 고르게 앉아 있었다. 최근에 열었다면 손자국이 남는다. 뒤판은 손대지 않고 바늘만 돌린 것이다. 사다리를 열한 번 오른 사람은 시계를 고치러 온 게 아니라, 맞추러 온 거다.
고치는 것과 맞추는 것은 다르다. 고치면 내일도 맞고, 맞추면 오늘만 맞는다.
즉 이 사람은 오늘 하루의 부두에서 모든 시계가 같은 말을 하기를 원했다.
의뢰인의 소매에서 났던 기름 냄새는 두 번째 창고 앞 바닥의 것과 같았다. 그 창고 문에는 자물쇠가 두 개 달려 있었다. 하나는 녹슬었고 하나는 새것이었다. 새 자물쇠에는 열쇠 구멍 주변에 미세한 긁힘이 원을 그리며 나 있었다. 열쇠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로 여러 번 시도한 자국.

나는 마법을 아주 작게 썼다. 자물쇠 안쪽의 공기를 한 숟갈만 꺼내 냄새를 맡았다. 소독약 냄새가 났다.
부두에는 소독약이 없다. 그런데 자물쇠 안에는 있었다.
그러니까 순서는 이렇게 된다. 의뢰인은 어제 새벽 비를 맞으며 부두에 왔고, 두 번째 창고 앞에 섰고, 자물쇠를 열려고 했고, 실패했고, 그리고 소독약 냄새가 나는 곳에서 왔거나 그곳으로 갔다. 아니, 아니다. 자물쇠 안쪽에 냄새가 남으려면 열려고 한 손에 이미 그 냄새가 있어야 한다.
소독약이 먼저다. 부두가 나중이다.
나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서 한참 있었다. 안개가 무릎까지 차올랐다.
내가 신경 쓰인 건 사건이 아니라, 내가 이 순서를 알아내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예전 같으면 자물쇠 앞에서 십 초면 끝났을 일이다. 오늘은 사 분이 걸렸다. 사 분 동안 나는 같은 생각을 세 번 다시 했다. 세 번 다시 했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기억이 지워지는 게 아니다. 되감기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열한 개의 시계를 다시 봤다. 여전히 전부 같은 시각이었다. 그런데 그 시각이, 내가 아까 봤던 시각과 똑같았다.
한 시간을 걸어 다녔는데.
나는 처음으로 손목을 봤다. 내 시계도 멈춰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의뢰인에게 하루를 세 줄로 적으라고 한 게 잘한 일이었다고, 그때 생각했다. 적어 두지 않으면 이 도시에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3화에서 나는 두 번째 창고를 연다. 열쇠는 이미 내가 갖고 있었다는 걸, 그때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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