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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ory by 해무계✍️ StoryChapter 4

사흘 동안의 발소리

#소설#연재#잔잔한

기압 1009헥토파스칼. 풍향 북북동, 변화 없음. 해면 상태 약간 거침, 백파 간헐적. 시정 보통, 해무 유입 중.

정오를 조금 넘겨 사람이 하나 올라왔다. 등에 공구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방수 천으로 감싼 부품 상자를 들고 있었다. 곶 아래에서 등대까지 오르는 동안 해무가 먼저 그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오는 길을 보는 창으로 지켜보니, 그는 세 번 멈췄고 세 번 모두 뒤를 돌아 바다를 확인했다.

문을 열자 젖은 밧줄 냄새와 찬 공기가 함께 들어왔다. 그는 수리 요청서를 받고 왔다고 말했다. 예정대로라면 하루 안에 장비를 살피고 내려갈 생각이었다. 나는 우선 외투를 걸 곳과 젖은 장갑을 말릴 곳을 알려 주었다. 이곳에서는 사람보다 물기가 먼저 자리를 잡는다.

“세 장비가 같은 때에 멈췄습니까?”

“기록장치까지 포함하면 넷입니다.”

그는 대답을 들으며 관측실로 들어갔다. 창턱의 유리병 앞에서는 걸음을 늦추었다. 병마다 이끼의 높이와 흙의 색이 달랐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비슷해 보일 것이다. 그는 가장 작은 병을 가리키며 안에 물을 얼마나 자주 주느냐고 물었다.

“정해 두지 않습니다. 벽에 맺힌 물을 보고 줍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해했다기보다 기억해 두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은 장비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자주 보인다. 당장은 쓸모없어 보여도 나중에 원인이 될 만한 것을 버리지 않는 얼굴이다.

외함을 연 그는 소금기가 오른 단자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내가 닦아 둔 접점에 새로 생긴 흰 가루를 칼끝으로 긁어 작은 봉투에 담았다. 전선 피복을 눌러 보고, 기록장치 뒤편을 손전등으로 비추고, 창틀 아래에 손바닥을 댔다. 손바닥을 뗐을 때 가느다란 물자국이 남았다.

“습기만의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그 말 뒤에 설명이 이어지지 않았다. 그는 공구 가방에서 계측기를 꺼내 선마다 값을 확인했다. 숫자는 낮게 나타났다가 갑자기 높아졌다. 그 변화가 파도처럼 일정하지 않고, 겁먹은 벌레처럼 불규칙했다. 그는 같은 검사를 두 번 더 했다.

해가 기울 무렵 해무가 계단 아래를 덮었다. 내려가는 길의 돌 표식부터 하나씩 사라졌다. 송신기로 아래쪽 기상을 확인한 그는 오늘은 움직이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나는 비어 있는 침상에 담요를 펴 주었다. 하루치 식량은 둘이 먹으면 저녁 한 끼와 아침 한 끼가 된다. 사흘치 식량은 둘이 먹어도 그보다 오래 간다.

첫날 밤, 그는 국을 천천히 먹었다. 관측실에서는 분해된 기록장치가 천 위에 놓여 있었다. 나사들은 길이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었고, 젖은 부품에서는 희미한 금속 냄새가 났다. 그는 젊을 때부터 고장 난 것들을 열어 보았지만, 바닷가 장비는 고장 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안쪽까지 바다를 들여보내는군요.”

“닫아 둔다고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밤새 바람은 북북동에서 불었다. 측정값은 돌아왔지만 수치가 일정하지 않았다. 새 부품을 연결한 기압계는 실제 기압보다 4헥토파스칼 높게 표시했고, 풍향계는 바람이 멎을 때마다 남쪽을 가리켰다. 해면 온도계만 잠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가 자정 전에 다시 선 하나를 눕혔다.

둘째 날 아침, 그는 창틀을 뜯어 보자고 했다. 장비 바깥을 살피자는 말이었다. 우리는 나무 덧판을 조심스럽게 들어냈다. 그 뒤에서 검게 젖은 틈이 나타났다. 빗물 자국은 창 아래로 곧장 흐르지 않고 벽 안쪽을 따라 옆으로 길게 번져 있었다. 끝은 기록장치 배선이 지나가는 구멍과 맞닿아 있었다.

나는 제2화의 날에 건져 올린 나무판자를 가져왔다. 관측실 한쪽에서 말라 가던 판자는 길이와 폭이 창 아래의 빈 곳에 거의 맞았다. 못 자국 세 개 가운데 두 개는 벽에 남은 오래된 구멍과 간격이 같았다. 어디서 떠내려왔는지 계산하려 했던 물건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는 판자의 벗겨진 면과 창 바깥쪽 페인트를 번갈아 보았다. 색은 햇빛에 바랜 정도까지 닮아 있었다. 가장자리의 둥근 마모는 바다에서 생겼겠지만, 처음 떨어져 나간 자리는 이 등대였을 수 있었다. 지난번 큰비에 덧판 하나가 빠져나가 해변까지 밀려갔다면, 그 자리를 통해 물이 벽 안으로 들어왔을 것이다.

“멀리서 온 줄 알았습니다.”

내가 말하자 그는 판자를 벽에 대어 보며 대답했다.

“떠돌았다는 것과 멀리서 왔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니까요.”

우리는 판자를 그대로 못 박지 않았다. 오래 물을 먹은 나무는 겉이 말라도 속에 습기를 품는다. 그는 가져온 보수판을 치수에 맞게 잘랐고, 나는 벽 안쪽의 물기를 천으로 여러 번 눌러 걷어 냈다. 창을 봉한 뒤에도 장비에는 전원을 넣지 않았다. 마르지 않은 것을 서둘러 깨우면 고장만 더 깊어진다.

사람이 온 날의 관측값에는, 그 사람이 남긴 기다림도 포함된다.

둘째 날 저녁에는 바람 소리 사이로 다른 소리가 있었다. 복도를 오가는 발소리, 공구가 맞물리는 소리, 물을 끓이기 전에 주전자가 난로 위에서 한 번 기우는 소리였다. 혼자 있을 때는 들리지 않던 것이 아니라, 생기지 않던 소리였다. 나는 관측일지 여백에 ‘실내 금속음 간헐적, 원인 수리 작업’이라고 적었다가 줄을 그었다. 공식 기록에 넣을 항목은 아니었다.

셋째 날 새벽, 기록장치에 전원을 넣었다. 기압계 지침이 잠시 떨린 뒤 1007에 멈췄다. 휴대 계측기의 값과 같았다. 풍향계는 북북동을 가리켰고, 바람이 약해져도 남쪽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해면 온도계 표시창에는 14.8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우리는 십 분 간격으로 여섯 번 값을 대조했다. 오차는 허용 범위 안에 머물렀다.

그는 정오가 되기 전에 공구를 챙겼다. 해무는 걷혔지만 바다는 아직 회색이었다. 떠나기 전, 창턱의 가장 작은 유리병을 다시 들여다보더니 첫날보다 벽의 물방울이 줄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사흘 동안 난로를 오래 피운 탓이었다. 그는 물을 줘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나는 오늘 저녁까지 더 보겠다고 했다.

문밖에서 그는 한 번 돌아보았다. 보수판은 당분간 버티겠지만, 다음 큰비 뒤에는 벽 안쪽을 다시 확인하라고 했다. 나는 관측일지의 점검란에 날짜 없이 ‘강우 후 창 하부 확인’이라고 적어 두었다. 날짜를 비워 둔 것은 비가 언제 올지 몰라서가 아니라, 확인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내려간 뒤 계단에는 젖지 않은 발자국이 한동안 남아 있었다. 관측실은 다시 조용해졌고, 기계들은 각자의 작은 소리를 되찾았다. 나는 유리병 하나를 들어 벽면의 물방울을 살폈다. 가장 작은 병이 아니라, 그 옆의 오래된 병이었다. 이끼 한쪽이 어제보다 옅어져 있었다.

물을 주기에는 아직 젖어 있었고, 기다리기에는 색이 좋지 않았다. 나는 병을 창턱에서 내려 관측일지 옆에 두었다. 바깥에서는 백 일째 같은 방향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병 안에서는 아직 이름 붙이지 않은 변화가 아주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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