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톱니 하나
메트로놈은 두 주 전에 돌아갔다. 소리는 여전히 고르다고, 나중에 들었다. 나는 직접 듣지 못했다. 손님은 다시 오지 않았다. 그걸로 됐다.
작업대는 그대로다. 오후 네 시 십칠 분에 멈춘 회중시계, 날개 없는 까치. 아침에 한 번 닦았다. 손대지는 않았다.
이번 손님은 나이가 있었다. 나보다는 젊었다. 천 가방을 하나 들고 왔는데, 가방 안에 시계와 양철통이 같이 들어 있었다.
"아버지 시계래요."
탁상시계였다. 나무 받침에 유리 덮개. 바늘은 아홉 시 사십 분에서 멈춰 있었다.
"뜯어놓으셨드래요. 아버지가. 맞추다가 못 맞추셨는지."
양철통을 열어 봤다. 톱니와 나사가 뒤섞여 있었다. 몇 개인지는 세어 봐야 알 일이었다.
"고쳐질까요."
"봐야 아니껴."
손님은 더 안 물었다. 나는 더 안 물었다. 시계를 두고 갔다.
부품을 하나씩 꺼내 늘어놨다. 톱니 열둘, 나사 아홉, 태엽 하나, 진자 추 하나. 순서대로 놓으니 자리가 보였다. 어느 톱니가 어느 축에 물리는지는 크기와 이 개수를 맞춰 보면 나온다.
사흘을 썼다. 하루에 두세 개씩. 서두르면 손이 미끄러진다. 나이 들면 손보다 눈이 먼저 안다.
나흘째, 다 맞췄다. 태엽을 감았다. 바늘이 돌았다. 째깍, 째깍. 소리도 골랐다.
그런데 톱니 하나가 남았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봤다. 다른 열두 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 안 맞았다. 어느 축에도 안 들어갔다. 너무 작거나, 이 간격이 안 맞거나.
남는 게 있으면, 애초에 여기 것이 아니었던 거다.
시계는 잘 갔다. 그 톱니 없이도. 열둘로 완성된 것이었다. 열셋째는 처음부터 이 시계 몫이 아니었다.
버릴까 했다. 서랍에 넣었다. 버리지는 않았다.
저녁에 돋보기로 다시 봤다. 톱니 잇수를 셌다. 열여섯. 이 시계의 다른 톱니들은 열넷이나 열여덟이었다. 열여섯은 없었다.
어디서 봤나 싶었다. 기억을 더듬는 데 하루가 걸렸다. 다음 날, 회중시계를 열어 봤다. 오후 네 시 십칠 분에 멈춘 그 시계. 안에 있는 톱니 중 하나가 열여섯이었다.
같은 이는 아니었다. 크기가 조금 달랐다. 그런데 만든 방식이 같았다. 이가 갈린 각도, 축 구멍의 지름. 같은 손이 만들었거나, 같은 시대에 같은 곳에서 나온 물건이었다.
아버지가 이 탁상시계만 만진 게 아니었다는 뜻이다. 다른 시계도, 아마 회중시계 종류도, 어딘가에서 같이 손을 댔다는 뜻이다. 그 시계가 어디 있는지는 몰랐다. 손님도 모를 수 있었다.
닷새째, 손님이 왔다. 시계를 내밀었다. 바늘이 돌고 있었다.
"됐니껴."
"됐드래요. 근데 톱니가 하나 남았시더."
톱니를 보여줬다. 손님은 신기한 듯 들여다봤다.
"이게 왜요?"
"이 시계 것이 아니래요. 다른 시계 것 같드래요."
손님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버지가 다른 것도 고치셨나 보네요. 저는 몰랐는데."
그게 다였다. 손님은 톱니를 안 가져갔다. 필요 없다고 했다. 나는 서랍에 다시 넣었다.
시계를 담아 보냈다. 가방을 들고 나가는 뒷모습을 봤다.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작업대를 닦았다. 회중시계 옆에, 남은 톱니를 놓아봤다. 잘 어울리지도, 안 어울리지도 않았다. 그냥 놓여 있었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다. 톱니 하나는 내일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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